반도체공학회의 중국 반도체산업 경쟁력 분석
파운드리는 SMIC 포함 글로벌 톱10에 3곳
팹리스 올해만 500개 이상 증가한 약 2800개
OSAT 경쟁력 우수하지만 장비는 다소 열세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결코 실패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충분히 한국을 위협할 수 있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반도체공학회 부회장)의 진단이다. 2022년 한 해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분쟁은 점점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 블랙리스트 36곳을 추가 지정했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 역시 1430억달러(185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파운드리기업 SMIC, 화홍반도체, 반도체 장비기업 중웨이(AMEC) 등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중국 반도체 굴기와 기술 경쟁력은 언제나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중국 반도체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내용의 발표가 진행됐다 분야별로 중국 반도체 기업을 분석하면서 “미국 정부의 초미세 공정에 대한 중국 제재는 오히려 중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은 레거시 공정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 SMIC, 화홍반도체 투톱에 넥스칩까지
SMIC(중심국제집적회로제조)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이다. 김 교수 역시 “중국 반도체 기업 중 SMIC를 가장 유심히 봐야 한다”고 했다. SMIC는 글로벌 5위 파운드리 기업이다. SMIC의 시가총액은 국내 반도체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비슷한 규모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약 5%로 TSMC,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 UMC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기업 중 유일하게 14나노 공정을 생산할 수 있다. 미국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8% 늘었다. 화홍반도체는 SMIC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 2위, 글로벌 6위 기업이다. 1996년 중국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 활성화 일환으로 설립됐다. 화홍반도체는 40나노 이상 레거시 공정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견고한 위상을 자랑한다. 현재 CMOS이미지센서(CIS), PMIC(전력관리칩) 등을 주로 생산한다. 상하이와 우시에 있는 팹을 합해 8인치 웨이퍼 월 18만장, 12인치 웨이퍼 약 12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넥스칩까지 더해 글로벌 파운드리 톱10 기업 중 3개가 중국 기업이다. 이들의 합산 점유율은 10%를 넘어섰다.
메모리 : YMTC의 낸드와 창신의 D램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기업 경쟁력은 애매모호한 상황이다. 언제든지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수 있지만 미국의 제재 영향을 비교적 크게 받는 분야로도 꼽힌다. 우선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했다고 밝히면서 화제를 모은 YMTC(양쯔메모리)는 중국을 대표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월 10만 장 생산능력을 확보한 YMTC는 지난 8월 232단 3D 낸드플래시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후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YMTC 낸드플래시의 애플 아이폰 탑재는 무산됐지만 업계는 이번 사태가 YMTC 제품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라고 분석한다. 향후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 역시 YMTC 낸드플래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 제재가 장기화 되면 3D 낸드플래시 등 최첨단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YMTC가 2024년 내에 3D 낸드플래시를 포기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창신메모리는 과거 파산한 독일 키몬다의 기술을 바탕으로 2016년 설립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D램 기업으로 2020년 19나노 공정의 DDR4 8GB 생산하고 있다. 물론 현재와 같은 D램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생산 규모가 작고 공정기술이 부족한 창신메모리와 같은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팹리스 : 약 2800개, 한국보다 20배 이상 많다
한국과 비교해 중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더 뛰어난 분야를 한 가지만 꼽는다면 단연 팹리스(반도체 설계)다. 일단 규모면에서 압도한다. 중국 팹리스 기업은 2810개로 한국(약 130개)의 20배가 넘는다.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 기업도 즐비하다. 화웨이 자회사로 이름을 알린 하이실리콘은 그동안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집중했다. 하지만 미국 제재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이 80% 이상 급감했다. 이에 스마트카, 자율주행차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주력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요즘 중국 팹리스 업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은 바로 유니SOC다. YMTC를 보유하고 있는 칭화유니그룹이 지난 2013년 중국 내 팹리스인 스프레드트럼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며 탄생한 유니SOC는 AP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5G 통합 AP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꺾고 4위에 올랐다. 중국 팹리스의 무서운 점은 이들 기업 외에도 수많은 기업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숫자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만 중국 팹리스 기업은 최소 500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당수는 미국 제재를 받은 하이실리콘에 근무하던 인력이 이탈하면서 그들이 직접 팹리스를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OSAT 두각, 장비는 레거시 중심
후공정 분야 역시 중국은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OSAT 기업들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OSAT 톱10 기업 중 중국 기업은 JCET(3위, 14%), TFME(6위, 7.5%), 화텐(7위, 5.9%) 등 3곳이다. 3개 기업이 합친 점유율은 약 27%로 글로벌 1위 기업인 ASE(23.7%)를 넘어선다. 김 교수는 “중국 OSAT 기업은 AMD 등 글로벌 기업 수주 물량도 있지만 SMIC를 비롯한 자국 물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중국은 다소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다. 20나노 이하 첨단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만들 능력은 없다. 45~65나노 급 레거시 공정용 장비 생산만이 가능하다. 중국 반도체 장비 대표기업은 중웨이(AMEC)로 에칭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ACM리서치는 웨이퍼 크리닝, 북방화창(NAURA)은 산화공정(oxidation)에 들어가는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공언대로 185조원 투자가 현실화 될 경우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경쟁력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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